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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눈금을 초록으로 옮겨 주세요

Published on 2012/7월/25
사헬 긴급 구호-초록 눈금을 옮겨 주세요.
생사를 줄타기하고 있는 사헬지대의 아이들과 엄마들을 기억해주세요. 모든 아이들이 희망의 초록선에 설 수 있도록 다 함께 힘껏 줄을 당겨봅시다.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모든 한국인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WFP의 소셜 미디어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스틴 스미스 (Justin Smith)라고 합니다. 저는 방금 아프리카 출장으로부터 돌아오는 길입니다. 모리타니 (Mauritania)라는 멀고먼 서아프리카의 한 나라를 다녀왔답니다. 그런데 모리타니가 어디냐구요? 바로 밑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모리타니 (Mauritania)는 아프리카 사헬지대에 위치한 가난한 나라입니다.

긴 여정으로부터 몸은 지칠대로 지쳤는데, 마음속에는 기운이 펄펄 끓어올라 멀리 한국의 여러분들께 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네요. 제 가슴에 타오르는 희망의 불꽃은 제가 모리타니에서 직접 목격한 기적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하루 500원이 어떻게 생명을 살릴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몇 밀리미터만 더

케디 (Kaedi) 라는 지역을 조금 벗어난 영양센터에서, 저는 불과 몇 주 전만해도 심각하게 여윈 영양실조 아기들을 안고 있던 엄마들을 만났습니다. 젊은 엄마들은 어떻게든 아이를 살려보고자 절박하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모성애는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갖고 있는 마음입니다. 굶주리고 헐벗었다 해서 어찌 자식들에게 맛나고 건강한 음식을 마음껏 먹이고픈 마음이 없겠습니까? 아이들을 굶길 수 밖에 없는 가슴 아픈 상황은 사헬지대에 찾아든 가뭄으로 인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수십 명의 아이들이 아래 보이는 끈으로 팔 둘레를 재고 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이 알록달록한 끈은 뭘까요?

바로 영양실조 상태를 측정하는 끈 테이프입니다. 팔의 중간-윗부분의 둘레를 잰 결과 빨간 부분 눈금이 나오면 급성 영양실조에 처해있다는 뜻이고, 노란 부분은 보통에서 심각한 영양결핍, 그리고 초록 부분은 영양상태가 좋다는 뜻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빨간선과 노란선 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엄마들의 마음에 먹구름이 잔뜩 끼였습니다.

아래 사진의 소녀도 노란선을 면치 못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조마조마합니다.

몇 밀리미터만 더, 몇 밀리미터만 더 가면 초록색인데.’

 

다 함께 힘껏 줄을 당겨봅시다

 저는 이번 출장에서 가냘픈 팔뚝의 아이들을 눈물 가득한 눈으로 돌보던 엄마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들은 품 속에 훨씬 건강해진 모습의 아기를 안고 있었습니다. 엄마들의 얼굴에 서린 미소는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괜찮다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이 아이들의 팔에 다시 한번 끈 테이프를 둘러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록선에 있었습니다. 한 때 절박한 빨간 선에 있던, 한 줌도 안되던 팔을 갖고 있던 아픈 아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건강해질 수 있었을까요? 영양센터에서 WFP의 영양식을 공급받은 결과였습니다. 초록띠 판정을 받은 아이 엄마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 때 저는 행복해하는 엄마들 틈을 비집고 어두운 표정으로 영양센터에 갓 당도한 젊은 엄마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한 눈에 봐도 아파 보이는 약하고 여윈 아들을 업고 있었는데, 직원이 아이의 팔을 재자 눈금은 노란 부분과 빨간 부분의 경계 사이를 가리켰습니다. 아이는 심각한 급성 영양실조에서 딱 몇 밀리미터 떨어진 위태위태한 지점에서 바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저는 옆에 있던 동료에게 물었습니다. 이 아이, 너무 늦게 온건 아니냐고-

그녀는 걱정하는 저를 향해 싱긋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뇨, 딱 맞게 왔어요.”

그녀의 대답과 여윈 아이의 모습은 오랫동안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은 우리 WFP가 여기 사헬지대에서 얼마나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지 계속해서 상기해주었습니다.

바로 한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머지않아 곡식 구하기가 한층 더 힘들어지는 궁절(窮節)이 닥쳐올 것입니다. 당신이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생사를 줄타기하고 있는 사헬지대의 아이들과 엄마들을 기억해주세요. 모든 아이들이 희망의 초록선에 설 수 있도록 다 함께 힘껏 줄을 당겨봅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