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기획연재] 1. 아름다운 방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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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가 고급스러운 프랑스 레스토랑의 바깥 테이블에 앉아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와인을 즐기던 순간이 고작 한 주 전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바로 지금, 나는 내 허름한 방 앞에 앉아 있다. 지금은 저녁 다섯 시, 해가 지기 전까지 고작 한 시간이 남았다. 그리고 도로는 조용해질 것이며 내일 아침 여섯 시까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리라.
방기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물론 C.A.R에 자국 내 피난민들을 위한 캠프가 공항과 아주 가깝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착륙하는 동안 비행기가 그 위를 낮게 날 때 – 텐트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까지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 나는 숨을 멈추고 이 임무가 과연 어떻게 돌아갈지 상상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저널리스트와 기자로 보낸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다. 전쟁으로 산산이 찢긴 나라들에서 굶주리는 아이들과 절망에 빠진 난민들을 충분히 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이 곳에서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공항에서 나오자 “Bienvenue à Bangui la Coquette,” 즉 “아름다운 방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고 쓰인 간판이 나를 반겼다. 오래된 페인트가 벗겨져 떨어지고 있는 낡은 간판 아래에는 프랑스 군인들이 세운 검문소가 보였다.
도시를 떠나고 싶지 않은, 혹은 떠날 수 없어 갇혀 있는 가족들
방기의 아름다움은 뻔히 보아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습기 찬 환경에서 보수되지 않은 건물들은 지나치게 낡아 있었다. 적갈색 진흙벽과 녹슨 지붕들이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허나 방기는 생명력이 넘치는 도시이기도 했다. 아직도 문을 연 학교들에 가기 위해 교복을 입고 길을 걷는 아이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그 학교들의 창문에는 유리조차 끼워져 있지 않을 것이며, 아주 적은 수의 선생님들만이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남아 있을 터였다. 누구도 한 나라의 수도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방기의 풍경은 그저 평범한 아프리카의 가난한 마을 같았다.
두 번째 충격은 내가 처음으로 식량 배급에 참가했을 때 일어났다. PK5라고 불리는 무슬림 사람들의 거주지였는데, 어림잡아 천 명 정도의 사람들이 그곳에 갇혀 있었다. 그 중 몇몇은 내전이 퍼지고 무장한 사람들이 민간인들을 죽이기 시작했던 이른 12월부터 있었다고 했다. 그곳은 장갑차로밖에 갈 수 없는 지역이었다. 한 번 도시의 중심을 떠나면 택시는 물론, 어떤 교통 수단도 없었다. 길 옆에 있는 집들은 평범해 보였지만 이미 다른 집들은 그곳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무슬림 주민들이 거주하던 집들은 모두 사라졌다. 벽돌조차도 팔리기 전에 전부 치워져 있었다.
방기 사람들은 그 길을 Boulevard de la Mort (죽음의 도로) 라고 불렀다. 한 번 PK5 로터리(도시 중심에서부터 5km)를 지나면,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 혹은 떠나지 못하는 무슬림 가족들이 도시에 갇혀 있었다. 도시 밖을 나가면, 그들은 몇 미터도 채 가지 않아 살아남지 못할 것이었다.
도시 안의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
거주지를 둘러싸고 있는 프랑스와 UN 군인들은 보이지 않는 경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구역 안에서도 골목골목마다 무기를 숨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거주지에서부터 옆 거리를 향한 공격이 몇몇 있었지만, 요즘 들어 폭력의 정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허나 식량 배급을 받으러 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여성, 노인,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었다.
나는 그들이 한 달치 식량을 받아가는 것을 지켜보았고 갑자기 모든 것이 명료해졌다. 이 아이들이 있는 한, 당분간 내가 고급스러운 프랑스 레스토랑에 앉아 와인을 즐길 일은 없을 것이다.
진심으로, 이곳에 있는 나는 정말 행운아였다.
Photo: Donaig Le Du
중앙아프리카공화국 (C.A.R) 기획연재 시리즈 |
1. 아름다운 방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8월 27일 연재) |
2. 우리가 보상고아에 가지 못한 날 (8월 28일 연재 예정) |
3. 살육과 약탈 속에서도 빛을 본 생명 (9월 1일 연재 예정) |
4. 상처를 잊기 위한 어둠 속의 춤 (9월 5일 연재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