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기획연재] 2. 우리가 보상고아에 가지 못한 날
table, th, td {
border: 1px white;
}
a.hover {text-decoration: none; color: red;}
a.hover:hover {text-decoration: underline;}
보안 승인이 떨어졌고, 브리핑도 끝났다. 라디오 체크도 완료됐으며 물, 가스, 현지 사무소를 위한 사무용품 등이 담긴 가방도 모두 준비되어 차에 실렸다. C.A.R의 북서쪽에 위치한 보상고아, 파우아 그리고 브와르에 있는 현지 사무소로 가는 장장 800km의 버스 여행은 분명 재미있어 보였다.
처음으로 내가 방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였고, 현지 상황은 어떤지 두 눈으로 직접 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방고로 나가는 길은 중간중간 구멍이 나 있었지만 그래도 C.A.R 기준에선 잘 포장되어 있는 편이었다. 도로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쭉 뻗어 있었다. 언덕은 초록빛이었고 나무들은 아주 컸으며 지나다니는 차들도 거의 없었다. 아마 이것이 사람들이 길 옆에 카사바 뿌리들을 그대로 놓고 말리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러한 방식이 얼마나 깨끗할지 의심스러워졌고, 계속해서 내가 다른 날 먹었던 카사바 뿌리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방고에서 나온 지 몇 킬로미터 지나지 않아 우리는 첫 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계속되는 폭력 사태에 지친 사람들이 도로로 나온 것이다. 한 무리의 젊은 사람들이 눈 앞에 보였다. 무기는 보이지 않았다. 처음엔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그들은 우리 차를 멈추려고 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대로 지나쳤다. 하지만 그들이 찾고 있는, 낡고 사람과 짐으로 가득 차 있는 택시 같은 경우는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40km도 채 가지 못해 우리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의 장애물을 만났다. 이것만 제외하면 평범한 여행길이었다. 차 안에서 우리는 노래를 들었다. 나는 운전사인 보나벤처에게 C.A.R 바깥에 있는 다른 나라들의 음악을 들려주려고 노력했다. 자그마한 벽돌집들을 지나는 동안 길을 걷는 사람들, 뛰어다니는 아이들, 적어도 세 명의 승객들과 그들의 짐을 실은 오토바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는 다섯 번째의 장애물을 만났다. 하지만 이번 것은 좀 달랐다. 여섯 명 정도의 민병대들이 우리의 앞을 막았으며 그들의 손에는 장난감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쏠 수도 있는 총들이 들려 있었다. 그것들은 집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깎인 나무와 금속 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은 “Chelsea FC” 라고 뜨개질되어 있는 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이는 그의 머리보다 두 배는 더 커 보이는 헬멧에 가려진 채였다. 또한 그의 동료는 모직 스카프를 이상한 방식으로 머리에 매듭지어 두르고 있었다. 30도가 넘는 지금 상황에서, 그들의 차림새는 정말로 이상해 보였다.
“운전할 때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들이 말했다. “누군가 저기서 총격을 당했어요.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사실일 수도 있었고, 혹은 그가 그저 만들어 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몇 킬로미터 가지 않아서 우리는 그가 진실을 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0대, 아니 혹은 그 이상은 되어 보이는 트럭들이 줄지어 길을 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 카메룬 국경 – 방고의 유일한 보급로 – 으로 향하던 격주 호송대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있는 곳에서는 도로 저 너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곧 방고에 남아 있던 보안 담당 동료들로부터 당장 그 곳을 떠나 수도로 돌아오라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다. 떠난 지 채 세 시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한 여행 중 가장 짧은 시간이었다. 심지어 나는 아직 짐도 풀지 않은 상태다. 현장 사무소에 있는 동료들은 본래 우리가 가져다 주기로 되어 있었던 신문과 비스킷을 배급 받으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루어지기 전에, 이곳에서 확신할 수 있는 계획은 아무것도 없어요.” 한 동료가 말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의 말이 절대적으로 맞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C.A.R) 기획연재 시리즈 |
2. 우리가 보상고아에 가지 못한 날 (8월 28일 연재) |
3. 살육과 약탈 속에서도 빛을 본 생명 (9월 1일 연재 예정) |
4. 상처를 잊기 위한 어둠 속의 춤 (9월 5일 연재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