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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기획연재] 3. 살육과 약탈 속에서도 빛을 본 생명

2014년 7월,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C.A.R) – 폭력 사태가 난무하는 C.A.R, 우리의 동료인 Donaig Le Du가 그 현장에서 근무했던 그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이것은 그 세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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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저녁, 보다에서는 한 생명이 태어났다. 나는 다음날 이른 아침에 아이의 엄마—18살의 펠리시테—와 작은 소녀를 만났다. 그들은 텐트 밖에 피워진 모닥불 앞에 앉아 있었다. 아기는 잠든 것 같았다. 아직 이름조차 없는 채 주황색 담요에 싸여 있는, 정말 작은 아기였다. 아이가 태어난 날 저녁에 펠리시테는 시장에서 몇 가지 물건을 팔기 위해 옆 마을에서부터 보다로 막 이동한 참이었다고 했다. 이 곳의 길 사정은 정말 좋지 않았고 차량도 낡았기 때문에 모든 여정이 길고 힘들었을 것이다.

 

그녀가 마침내 보다에 도착했을 때, 펠리시태는 지쳐 있었다. 그녀는 쓰러졌다. 그리고 그 날 밤, 펠리시테의 첫 아이가 태어났다. 캠프 안에 있는 텐트 안에서, 아무런 의학적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보다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고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마을의 중앙 광장에 세워진 기념비에는 “Boda la Belle” (아름다운 보다) 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다. 그 위에 앉은 채 나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대표부, 프랑스 군의 구역, 우체국과 경찰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모든 지방 정부 당국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몇몇 경찰들은 돌아왔어요.” 한 주민이 말했다. “그들은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떠났지만, 이제는 돌아오고 있는 중이에요.” 그 주변에서 나는 집들과 가게들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보다가 아름다웠을 땐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보다의 시장은 도무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무슬림이고 저 너머 거주지에 천 명 가량의 사람들과 함께 1월부터 갇혀 있다고 했다. 무장한 단체, 약탈, 방화, 복수, 살육, 살아남기 위해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굳이 이 모든 이야기를 다시 늘어놓을 필요는 없으리라.

 

 

전체적인 상황은 비교적 나아졌지만, 현 상태는 여전히 위태롭다. 마을의 양 쪽에 캠프가 위치하고 있고, 그 사이의 경계로 누구도 가로지를 엄두를 내지 못하는 물길이 흐른다. 굶주린 사람들, 아픈 아이들, 죽은 가축들 그리고 버려진 식물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그 날 아침, 내 옆에는 한 무리의 여성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훈제된 야생 고기, 영양 그리고 원숭이들을 팔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이 구역에 있는 모든 소들은 죽임을 당했다고 했다. 몇몇 사람들이 다가와 여성들이 팔고 있는 물건들을 보기는 했지만, 어차피 그들도 고기를 살 돈은 없었다.

 

마을 안을 걷는 동안, 나는 펠리시테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아기와 함께 병원에 오기 위해 거의 일 킬로미터의 거리를 걸어왔다고 했다. 펠리시테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었다. 나는 그녀가 겨우 12시간 전에 아이를 낳은 몸으로 어떻게 그 먼 길을 걸어올 수 있었는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길을 걸어간 지 채 몇백 미터 지나지 않아 나는 한 간판을 발견했다. 그곳에는 “오늘 밤, 브라질-네덜란드 경기가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내가 그 축구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전쟁으로 찢겨진 나라의 한 외진 마을에서 어떤 사람들은 몇 시간이나마 현실을 잊을 수 있을 테니.

 

물론 이것도 어차피, 발전기가 계속 돌아갈 수있게끔 가스를 공급해 주는 충분한 도움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Photo: Donaig Le Du

중앙아프리카공화국 (C.A.R) 기획연재 시리즈

1. 아름다운 방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8월 27일 연재)

2. 우리가 보상고아에 가지 못한 날 (8월 28일 연재)

3. 살육과 약탈 속에서도 빛을 본 생명 (9월 1일 연재)

4. 상처를 잊기 위한 어둠 속의 춤 (9월 5일 연재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