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지역 사회, 한마음으로 공포에 맞서다
바케두로 향하는 길은 붉은 벽돌빛이었으며 여기저기 허벅지 깊이까지 빠지는 구멍으로 가득했습니다. 또한 무성한 덤불들이 사방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현재 제한된 구역에 들어선 것이라 경고하는 검문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도인 몬로비아에서 흔히 보였던 “에볼라는 살아 있다” 라 쓰인 현수막은 없었지만, 이미 눈 앞에 펼쳐진 풍경으로 상황의 심각성은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한데 뭉쳐있는 집들에선 생명의 온기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농사를 짓던 가족들은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 황급히 떠났습니다. 그 중 아주 소수만이 천천히 돌아오는 중입니다. 평소였으면 추수 철에 노동자들로 가득했을 들판조차 텅 비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우리가 바케두의 넓은 주요 도로에 도착했을 때, 마을 사람들은 사원의 반대편에 위치한 새로운 회의 장소에 모여 있었습니다. 무사 카라마 촌장은 사람들을 불러 모아 WFP로부터 도착한 첫 번째 쌀의 배급을 알렸습니다. 이는 지역의 의료진으로부터 배송 받은 것이었습니다. 에볼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나 병에 걸렸다가 살아남은 이들이 우선순위가 되어 식량을 배급 받았습니다.
© WFP/Rein Skullerud
하지만 카라마 촌장은 우리에게 지속적인 식량 원조가 현재 격리되어 있는 10,000명의 마을 사람들, 그리고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이들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몇 달 동안 우리는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병에 걸렸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격리되었습니다. 우리의 시장은 이미 닫힌 지 오래기 때문에 물품을 만들어내지도, 구입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카라마 촌장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촌장에게 WFP가 현재 북부 라이베리아의 주요 교통지인 봔자마에 새로운 창고 공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 받는 지역 사회를 위해 현지에 더 많은 팀을 파견할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 WFP/Rein Skullerud
촌장과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또 한 사람은 슬픈 얼굴을 한 60살의 노인 발리 텔레였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그의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며느리까지 앗아갔습니다. 다행히도 발레와 그의 제일 어린 4살짜리 아들 로세메는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들은 의료 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죽고 말았습니다. 이 세 명은 포야에서 두 시간 반 정도 떨어진 북부에 위치한 에볼라 치료 센터에서 몇 주를 보냈습니다.
발레는 아직 가족들과 살던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집은 염소로 모두 소독된 지 오래이지만 여전히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으며, 가족들과 함께한 기억이 그를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입니다. 허나 그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먼저 맞서야 합니다.
“가족들을 잃은 슬픔에 젖어 있는 지금, 저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농사를 짓지 못한 손해를 어떻게 메우느냐입니다. 저에게는 더 이상 들판을 경작하거나 추수할 힘이 없습니다. 저에게 의존하는 다른 친척들이나 가족을 돌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비극이 지난 후에 그들을 먹일 일이 제일 걱정입니다.”
9월 8일자로 바케두에서는 165명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는 전체 라이베리아의 사망자의 오 분의 일 가까이를 차지하는 숫자입니다. 바케두를 살펴보는 동안 우리는 판자로 막히고 로프가 쳐진 집들을 발견했습니다. 아마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이 살던 곳일 것입니다. 일말의 가능성조차 허락하지 않는 움직임이었습니다.
생존자들의 존재는 마케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들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이 사형 선고가 아니라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공포는 상주해 있으며 생존자들을 모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떤 생존자들은 그들의 의료 증서를 보이기는 하지만 그리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이들은 지역 에볼라 대책 위원회에 의해 지지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남은 가족들에게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책과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먼 곳에서부터 농부들과 상인들을 불러 모았던 지역 시장을 지나던 중, 우리는 염소들이 나무 울타리 아래로 무언가를 씹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해골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케두는 라이베리아에서 가장 비옥한 농경지 중 하나에 위치해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올해 에볼라 바이러스의 공포가 덮치기 전까지만 해도 농부들은 풍족한 한 해의 수확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