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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에 정착한 남수단 난민들

에티오피아에 정착한 남수단 난민들
내전으로 인해 남수단인 수만 명이 줄지어 에티오피아로 피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이면 에티오피아 내 남수단 난민이 15만명 가량에 달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WFP는 난민 캠프와 국경 지대의 난민들에게 식량을, 취약계층에게는 영양이 강화된 식량을 배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오는 어마어마한 난민 수에 점차 지원 자원에 부담이 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큘 난민 캠프 - 미국에서 지원한 수수가 담긴 포대 옆에 쪼그려 앉은 니안하일 마운(18)씨의 걱정스러운 얼굴에 잠시 미소가 스칩니다. 그녀는 WFP에서 배급받은 수수, 식용유, 콩, 소금, 설탕을 다른 두 여성과 함께 나눠 먹을 것입니다. 함께 겪은 고난과 굶주림은 이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했습니다.
내전을 피해 에티오피아 서부로 도망 온 수 만 명의 남수단 피난민들처럼 그녀도 자신의 마을에까지 전쟁이 번지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마운씨의 고향에서 2주 동안 덤불 속을 걷고 나서야 비로소 에티오피아의 입구 파각으로 가는 진흙 강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그녀는 피난 촌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남수단 어퍼 나일주의 주도 말라칼에서 온 마운씨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릅니다. 지금 막 도착했어요. 제 가족들은 모두 흩어져서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는 마운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큘 지역에 있는 수 많은 난민들은 이와 비슷한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지치고 굶주림의 끝에 이곳에 도착한 여성과 어린이들입니다. 이들은 겨우 나무 이파리, 야생 열매, 같이 피난길에 오른 마을 사람들이 나눠주는 음식을 조금 먹으며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위험에 처한 어린이들

“저는 먹을 것을 찾아 이곳에 왔습니다.”  그녀의 힘 없는 어린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으며 냐락 촐 (31세)씨가 한 말입니다. 촐 씨는 세 자녀를 데리고 어퍼나일 주에 있는 집에서 꼬박 270km를 걸어 에티오피아에 도착했습니다. 그녀의 두 자녀와 남편은 아직도 행방불명입니다. “우리는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이곳에 있을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난민 수에 따라 인도주의 기구들과 에티오피아 정부는 난민 구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약하고 어린 어린이들은 심각한 영양실조, 홍역, 말라리아, 호흡기 감염 등으로 생명을 잃고 있습니다.
“캠프에 도착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이미 건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입니다.” 지난 주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러 다녀온 WFP의 풀니마 카샵은 캠프지역의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다고 합니다.
WFP는 지난 12월 내전이 발발한 이래로 난민 캠프와 국경 지대에 식량을 지원해왔습니다. 이곳에 도착한 난민들은 기본적으로 고열량 비스킷을 제공받고, 가장 취약한 계층인 5세 이하 어린이, 임산부, 수유부는 영양을 강화한 특별식량을 별도로 지급 받습니다.
카샵은 말합니다. “WFP가 식량 지원을 시작한 이래로 상황은 상당히 호전되었습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로 넘어오는 난민이 급증함에 따라 우리의 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식량배급을 문제없이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자원이 시급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비극

수 천명의 남수단 사람들이 큘 난민캠프로 들어가기 위해 파각 근처 접경지역에서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난민캠프인 레이쳐캠프는 곧 터져나갈 듯합니다.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캠프에는 3만 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관계자들은 이 캠프를 확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힘든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저의 동포입니다.” 에티오피아 난민귀민지원청의 부청장인 아얄레 워크씨의 말입니다.

남수단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피난민들은 끊임없이 에티오피아의 문을 두드려야 할 것입니다. 인도주의 전문가들은 올해 말이면 에티오피아 내 남수단 난민의 수가 두 배, 혹은 그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난민들에게 식량은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머지 않아 비가 내려 도로가 물에 잠기게 되면 인도주의적 지원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과 3년 전에 조국의 독립을 자축했던 남수단인들은 이제 한 치 앞날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21년 간의 불화가 모든 것을 망가뜨렸습니다.” 에티오피아로 피난을 오기 전 남수단 정부에서 군비 축소 업무를 담당했던 개토프 비트호씨(33세)가 말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말라리아 등 질병으로도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도움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