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토리] 남수단의 길 위에서 남긴 기록
*아래는 WFP 소속 조지 포미넌 씨에 의해 작성된 기록입니다.
도로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저는 WFP의 토목 기술자인 소타 애쉬기드, 물류 운송을 담당하는 알란 부신지와 함께 주바에서 80km정도 떨어진 작은 지역, 로콘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곳에서 룸벡으로 향하던 트럭들을 막고 있는 장애물을 살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수도에서 채 18km도 벗어나지 못한 채 우리는 첫 번째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다리는 붕괴된 지 오래였고, 엉성한 포드가 강을 건너기 위한 일시적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우리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에는 교차로가 침수되긴 했지만 몇몇 트럭과 차량 그리고 오토바이는 격류를 가로질러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군인들은 이 정도인 게 천만 다행이라며, 이틀 전만 해도 집중 호우로 인해 강을 건너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 WFP/Richard Taban
“비가 와서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길 위의 수위는 1.5m까지 상승하며 교통은 차단되기 마련입니다.” 애쉬가드가 말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포드의 콘크리트 갑판 아래에 물이 덜 넘치게끔 일련의 파이프를 설치할 수는 있습니다.” GPS를 조정하고 이에 대한 기록을 마친 그가 덧붙였습니다.
진흙 속에서의 악전고투
이 시점에서 도로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우리는 수영장 크기의 진흙탕을 가로질러 운전했습니다. 작은 개울과 강들이 도로를 여러 부분으로 갈라 놓고 있었습니다. 이 중 하나를 건너는 중에는 마치 수영을 하는 기분이 드는 것 같을 정도였습니다. 주바에서 약 40km 떨어진 지점까지 오면서, 우리는 땅이 단단해지길 기다리고 있던 30대 가량의 트럭을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그 중 절반은 WFP의 식량을 운송하던 중이었습니다.
본래 길이었어야 할 도로는 진흙으로 넘쳐나고 여러 능선과 도랑으로 갈라진 상태였습니다. WFP의 화물을 운송하고 돌아오던 한 트레일러는 우리가 보는 앞에서 길을 건너려 시도했으나,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채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이 거대한 차량은 진흙 속에 갇혀 버렸고, 엔진 역시 엉망이 되었습니다. 어떤 바퀴는 굴러가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진흙에 깊숙하게 처박혔습니다. 곧이어 삽, 곡괭이, 그리고 굴착기가 도착했습니다. 바퀴를 막고 있던 진흙을 파 내고 트럭들이 쉽게 통행할 수 있도록 길 곳곳의 도랑을 메울 차례였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도로라고도 할 수 없는 “길”을 통과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가벼운 4x4차량은 계속해서 넘어지고 미끄러지기를 반복했습니다.
도로에서의 불편한 휴식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웠던 3시간의 고투 끝에 우리는 로콘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너무 일렀습니다. 트럭들은 사방에 있었고, 그 운전수들의 말에 따르면 백오십 대 가량의 트럭들이 상품과 화물을 나르고 있었으며 그 중 많은 숫자가 WFP 소속처럼 보였다고 했습니다. 아마 50대~60대 정도였을 텐데 정확한 숫자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말은 현재 길 위에서 2,250톤에 육박하는 식량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이는 96,000명의 사람들이 한 달 동안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 WFP/George Fominyen
지금 식량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착할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요?
트럭들은 모두 500m의 긴 통행로에서 정체되고 있었습니다. 중간 오른쪽에 있는 트럭이 약1.5m깊이의 진흙에 빠진 상태였습니다. 그것은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차량은 45톤에 달하는 WFP의 영양식품들을 운송하던 중이었습니다. 다른 트럭들도 역시 씨리얼과 콩 그리고 식물성 오일 등을 운송하던 차량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사람들
하지만 무엇보다 저를 놀라게 한 것은 운전수들과 그 조수들의 태도였습니다. 몇몇이 길 옆에서 요리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차량이 지나갈 수 있게끔 새로운 길을 파내고 있었습니다. 모두의 얼굴에는 활기가 넘쳤고 심지어는 서로 가벼운 농담까지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물류 담당자인 앨런이 운전수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반가운 얼굴로 진흙을 뛰어넘어 우리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앨런은 한때 호송을 담당한 사람으로서 대부분의 운전수들을 오랫동안 알아왔다고 했습니다.
“앨런, 우리는 이 곳에 나흘이나 있었어요.” 운전수 중 하나인 서우말리 카카가 말했습니다. “현재 도로 상황은 정말 최악이에요. 지금 길 위에서 한 달째 보내는 중이라고요! 7월 22일에 아웨일로 가기 위해 주바에서 출발했는데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어요. 상상이나 가세요? 무언가 대책이 필요합니다.”
위험한 지연
매 장마철마다 남수단의 도로가 망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심각하게 악화된 도로 네트워크는 필수적인 식량 원조를 상당히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보통 이틀 정도 걸리는 주바부터 룸벡까지의 거리가 이제는 일 주일 가량이 소요되는 상황입니다.
© WFP/Richard Taban
WFP는 이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전적이 있습니다. 2004년에서 2011년 사이, WFP는 오늘날 남수단의 10개 핵심 도시 중 여덟 개의 도시를 잇는 2,600km의 도로를 정비하고 북수단뿐만 아니라 우간다와 케냐까지 이어지는 길을 건설했습니다. 2011년 독립 이후 정부 당국이 트럭이 다니는 길 정비를 넘겨받았고, WFP는 대신 농경지와 시장을 연결하는 작은 길들을 되살리는 본래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불행하게도, 많은 지역의 주요 도로들은 이미 황폐해진 지 오래입니다.
운전수들은 WFP의 도움을 받았던 시절을 회상합니다.
“우리는 이 나라의 사람들을 돕기 위해 WFP의 식량을 운송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길들을 복구할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카카가 호소했습니다.
[Video] 우기(雨期), 남수단 식량 수송을 위한 최악의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