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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위기의 나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방문

유엔세계식량계획의 사무총장, 어서린 커즌(Ertharin Cousin)은 내전 속 점점 더 악화되는 중앙아프리카의 사태를 직접 파악하기 위해서 이틀 동안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습니다. 방문 후 그녀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잊혀진 위기의 나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방문에 대한 소감을 올렸습니다.

 저는 현장에 갈 때마다 통통하고 방긋 웃고 있는 아기들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지요. 하지만 이건 진심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의 웃음은 우리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세계의 모든 절망적인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는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본 절망적인 모습들은 그 동안 그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무시했던 결과입니다. 중앙아프리카는 지금 위기의 절벽 끝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부의 정치적 위기는 기존에도 좋지 않았던 기독교인들과 이슬람교도 사이를 더욱 더 악화시켰고, 공동체간의 전쟁으로 악화시켰습니다. 이 전쟁으로 몇 십만 명의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은 고향에서 내쫓겼습니다.

 지난 48시간 동안, 저는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지를 보았습니다. 강제로 내전에 동원되고, 약탈패거리간의 싸움에 끼어 칼과 소총을 들어야만 하는 어린 아이들의 얼굴에는 절망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졌습니다. 내전으로 인해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중앙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위험은 영양실조입니다. 교외의 한 보건소에 들렀을 때, 저는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두 아이를 만났습니다. 

All copyright: WFP/Alexis Masciarelli

 저희가 도착했을 때, 한 남자아이가 밝게 웃으며 저희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활발하고 귀여웠으며 환한 웃음으로 주위까지 환하게 밝히는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야말로 WFP의 잘 짜인 식량원조프로그램의 표상이었습니다. WFP는 이렇게 세계의 가장 정말적인 곳곳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합니다. 아이의 미소가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 바로 옆, 10살짜리 디오 페라라는 아이가 구부정히 앉아있었습니다. 수척하게 마른 디오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습니다. 누가 봐도 디오는 5살, 많아 봤자 6살 정도로 보였습니다. 디오는 그 동안 영양소를 거의 섭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만사에 무기력하고 집중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가 살아가면서 계속 지어야 할 짐의 무게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만성 영양실조로 인한 유아기 때의 신체적, 정신적 손상은 후에 영양공급을 하더라도 결코 회복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삶은 가끔 운에 달려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중앙아프리카는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아이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디오와 같은 아이들의 삶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이 아이의 운명은 말 그대로 우리 손에 쥐어졌습니다. 우리가 중앙아프리카에 있는 다른 몇 천명의 아이들처럼 디오의 불행도 계속 무시한다면, 이 아이들은 어두운 벼랑 끝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사람들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두고 '잊혀진 위기의나라'라고 합니다. 디오 같은 아이가 사는 세상은 우리의 세상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사람들은 디오를 쉽게 잊어버린다는 것이죠. 한 아이가 죽어가고 있음에도 세상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 디오의 불행이라고 말하기에는 이 아이에게 현실은 너무나 가혹합니다. 세계적으로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사건이나 시리아 내전 등이 대중의 관심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그 심각성에 비해 미디어의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디오는 내전으로 인해 피난길에 오른 80만 명 중 한 명일 뿐입니다. 이 작은 아이는 벼랑 끝에서 우리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고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한예일뿐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디오와 같은 수 천명의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외쳤습니다. 몇몇 분들께서 이들을 위해 앞장 서 주셨지만, 이는 결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보상고아지역에서 WFP활동지역을 방문하고 나서 방기로 향하면서 비행기 아래로 비옥한 구릉지가 펼쳐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지역처럼 중앙아프리카에도 질 좋은 땅이 있었습니다. 작물을 길러 중앙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먹이고 중앙아프리카 지역의 곡창지대가 될 잠재력이 있는 땅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씨앗을 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야 할 농부들은 살기 위해 땅을 버리고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제가 상상하는 가장 완벽한 미래는 우리가 이 농부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고 그 수확 물을 팔 수 있게 시장으로 연결해서 지역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시장이 문을 닫거나 사라졌고, 농부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피난길에 올라야 했습니다. 농업발전을 지원하는 대신에, 우리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큰 과제는 전국의 곳곳에 미리 식량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곧 우기가 시작되면 모든 도로가 빗물에 진흙 강이 되면서 식량운송트럭은 오도가도 못하게 될 것이고 사람들은 식량이 없이 갇혀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디오와 같은 수 천명의 상황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기회의 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나 빠르게 닫히고 있고, 중앙아프리카의 ‘잊혀진 위기’가 우리의 방치로 인한 비극으로 끝난다면 우리는 그 죄책감을 평생 지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부의 상황은 내전으로 인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으며, 이제는 죽음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고한 아이들의 죽음을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한 아이를 살리는 3개월간의 식비는 5만원이면 충분합니다. 

지금 소중한  후원에 참여하시면 여러분의 후원금은 두 배가 되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전달 될 것입니다.

하워드 버펫(Howard Buffet)씨가 최대 10억까지 여러분의 후원금만큼 1:1로 더 후원을 해 주실 것입니다. 

중앙아프리카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배고픈 아이들의 생명이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일시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