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겪은 한국, 내전중인 시리아에 관심갖길’
“한국은 전쟁이란 비극을 겪고도 이제는 다른 나라에 경제, 외교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가 됐습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도 그런 날이 오겠지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무한나드 하디(47.사진)시리아 사무소장은 16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이 내전으로 고통받는 시리아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이번 방한은 시리아 난민 구호 요청을 위한 것으로, 이날 오전 우리 외교부 관계자와 만나 한국 정부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요르단 출신으로, 지난 2011년 3월 내전 발발 이후 시리아에 머물다 지난해 12월 요르단으로 사무소를 옮겨 시리아 난민 구호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2년 반 가까이 전쟁이 계속되면서 시리아는 끼니를 때울 빵 한조각조차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이 무너진 나라가 됐다”며 “아이들을 굶길 수밖에 없어 괴로워하는 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또 “부모와 형제를 잃은 고아가 계속 늘고 있다”면서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시리아 내전이 종식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WFP 집계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은 200만명을 넘섰다. 난민들은 주로 이웃 레바논, 터키, 요르단, 이라크에 머물고 있다. 최근엔 난민 수가 계속 늘어나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로도 흘러들어 가고 있다.
하디 소장은 “차량에 빵과 의약품 등을 싣고 이동하다가 총격을 받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도 많았다” 고 헀다. 하지만 “구호 활동을 펴는 대원들은 이젠 총격 정도는 큰일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 라고 했다.
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17/201309170004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