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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제로 헝거(Zero Hunger)에 지지를 보내다.

교황의 역사적인 유엔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 첫 방문

“식량부족은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13일 WFP 로마 본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Francis) 교황은 식량부족은 “이기적이고 잘못된 자원의 분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버려지는 식량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난하고 배고픈 이들의 식탁에서 훔친 식량”과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WFP 직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한 기관에 대한 신뢰는 그 기관의 주장이나 성명이 아니라, 그 구성원들이 일구어 낸 성취에서 비롯됩니다.” 교황은 WFP가 제로 헝거(Zero Hunger)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훌륭한 본보기라며, WFP에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제로 헝거 목표를 향한 전적인 지지와 격려를 보냈습니다.

교황은 정보의 과도화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극심한 빈곤에 처한 사람들의 고통 또한 쉽게 지나쳐 버리는 대상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고통을 보지만 손 내밀지 않으며, 누군가의 울음을 듣지만 위로하지 않고, 누군가의 목마름을 알지만 도와주지 않습니다.” 교황은 극심한 빈곤이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어서는 안되며, UN 회원국들의 더 많은 헌신으로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희생한 WFP 직원들을 기리는 명패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 교황

WFP 본부 로비에는 기아 퇴치를 위해 헌신하다 목숨을 잃은 직원들의 이름이 새겨진 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이 벽 앞에 멈춰 짧게 기도한 후, WFP의 사무총장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WFP 집행이사회에서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기아는 때때로 전쟁의 무기처럼 쓰여지곤 합니다.” WFP 집행이사회에 참석해 연설을 시작한 교황은,무기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전장에 식량이 전달되지 못하는 사실은 굉장히 “역설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서린 커즌 (Ertharin Cousin) WFP 사무총장은 “인간 존엄성의 수호자”라는 호칭과 함께 교황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어서린 커즌 사무총장은 “세상은 이미 기아와 영양실조를 극복할 지식, 역량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아 퇴치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제로 헝거를 향한 세계의 “공적·정치적 의지”임을 강조했습니다. 

  

어서린 커즌 WFP 사무총장과 교황

교황의 WFP 본부 방문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같은 로마 지역에 위치하면서도 서로 다른 역사와 전통을 지닌 두 기관이 이처럼 마음을 합한 일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최근 바티칸 내에서 사회문제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방문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WFP 직원들과 인사하는 교황의 모습

수백명의WFP 직원들 또한 제로 헝거를 지지하는 교황의 연설이 전해지는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원고의 연설을 모두 마친 교황은 WFP 직원들이야말로 기아 퇴치를 위해 노력하는 위대한 공동체의 숨은 주역들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로 헝거를 위해 힘써 일하고 있는 WFP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자신 또한 제로 헝거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 교황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퇴장했습니다. 6월의 화창한 하늘 아래, WFP 본부는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환호와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어서린 커즌 사무총장과 함께 퇴장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진 방문이었지만, 교황의 방문은 모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교황의 방문이 끝나고 모두가 제자리로 향하는 길, WFP본부에는 조용하지만 강렬한 성취감이 감돌았습니다. 바로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