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직원 인터뷰] 나에게 삶의 길을 제시해 준 WFP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
로르 씨는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할 때, 인도주의적 영웅이라는 말은 본인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더 어울리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평범한 날’ 이라는 것은 없어요. 모든 임무마다 우리는 레바논과 시리아에 있는 난민캠프를 방문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많은 변화가 있으며, 항상 아드레날린이 최대로 분비된 상태로 일합니다. 식량 배급이 시작되는 아침 6시에 도착하려면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죠. 또한 각국에서 찾아오는 저널리스트들도 역시 맞이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머무는 가족들의 문제도 해결해 주어야 하며,거의 인터넷은 쓸 수 없습니다. 솔직히 우리 모두는 일 중독자라고 할 수 있어요. 심지어는 일을 멈추었을 때 죄책감마저 느껴질 정도입니다. 항상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하려면 차례차례 해나가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는 긴급한 문제가 있는 난민들을 돕거나, 관심을 얻기 위한 배너를 만들거나 혹은 곤란한 질문들을 하는 기자들을 상대하는 일 등이 있습니다.”
(사진: WFP)
현실 속의 사람들로부터 현실을 듣다
“어떨 때는 정말 눈물을 참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생각보다 더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이기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가끔씩은 기자들에게 거의 울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역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한 가족을 만났는데, 가장이 거의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의 부인이 우리에게 아이들의 교육이나 다른 걱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그가 구석에 앉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가슴 아플 때도 있지만 물론 행복한 순간도 많습니다. 가족들과 친밀해지고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그들은 항상 가진 모든 음식을 권합니다. 심지어는 WFP가 배급한 식량을 대접하고자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절대이를 받을 수는 없지만, 그 따스한 마음만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거의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그들은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어 왔고 자신들의언어로 그것을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위로하고, 또한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이 사람들은 굉장히 강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웃고,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기도 하죠.정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항상 희망은 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한 난민캠프는 현재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다시 일구어 나갈 수 있는 어엿한 도시로 바뀌었습니다.”
(사진: WFP)
절대로 “그것은 내 일이 아닌데요” 라 말하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는 수혜자들 역시 최대한 도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시리아와 요르단에서 빵 굽는 방식이다르다는 이유로 난민촌에 배급하는 빵에 대해 불만이 들어오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혜자 중 이전에 빵집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를 통해 가장 난민들의 입맛에 맞는 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 있을 때 우리의 일은 주로 사진을 찍거나 기자들을 돕는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피난민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절대 ‘이건 저희 일이 아닌데요.’ 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서 우리가 작성하는 보도 자료는 홈페이지나 기자들에게 전달되지만, 피난민들 역시 이를 보고 다양한 질문을 하곤 합니다. 심지어 시리아에 있는 어떤 사람들은 우리에게 연락해서 홈스 지역 같은 곳에 식량이 떨어졌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 역시 고통스럽습니다.”
(사진: WFP)
WFP의 진정한 영웅들
“시리아 국내 직원들이야말로 진정한 WFP의 영웅입니다. 이러한 위기 사태가 자국에서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출근해서 다른 사람들을 돕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가족과 친구들이 사는 마을이 폭격 당했다는소식을 들어도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의 한 동료는 모든 것을 잃고 작은 방 한 채밖에 남지 않았을 때에도 여전히우리 모두를 초대해 점심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이 사진은 작년 다마스커스 난민캠프에서 찍은 것입니다. 식량 배급지 바로 옆에 위치한 그곳에는 적어도 6-8차례 정도 피난을 다닌 난민들로 가득했습니다. 우리가 이 사진을 찍은 지 몇 주 되지 않아 그 캠프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일은 사진을 찍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바깥에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허나 카메라만 보면 사람들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좋은 사진을 찍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밖으로 인도했을 때, 사진 담당 애비어 씨는 캠프 안에서 아이에게 WFP가 배급한 토마토 파스타를 먹이는 어머니를 발견하고는 이 아름다운 사진을 찍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것은 우리는 한 팀을 넘어선 가족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하면 즉각적으로 손을 내미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비록 커뮤니케이션 담당을 맡고 있지만, 긴급 구호나 프로그래밍 등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난민 캠프에서 식량을 배급 받은 어린 소녀가 뛰어와서 저를 꼭 안아줄 때 느껴지는 행복감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두 우리가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사진 속의 소녀가 토마토 파스타를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WFP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