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 인도주의의 날: WFP 활동가들의 이야기 "인도주의자란 무엇인가요?"
매년 8월 19일은 "세계 인도주의의 날(World Humanitarian Day)"입니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은 세계 각지에서 구호 활동과 인도적 지원을 위해 헌신하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노고를 기리는 날로, 2003년 이라크 바그다드의 UN 본부에서 폭탄 테러로 사망한 22명의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사명감을 받들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이처럼 세계 각지에는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도 인도주의 활동에 헌신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2024년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기념하여 전 세계에서 근무하는 WFP 내 한국인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탄자니아: 서로의 다름을 포용하는 마음으로
박진선 WFP 프로그램 정책 담당관은 탄자니아의 카술루 현장 사무소에서 인도주의-개발-평화 연계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탄자니아 내 빈곤율이 가장 높은 키고마 지역에서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과 현지 주민들을 위한 식량 지원 활동, 개발 사업 활동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것입니다.
박진선 담당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에는 난민과 지역 주민을 모두 돕는 활동이 있는데요, 키고마 지역 내 농업협동조합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농업 기술을 훈련받은 협동조합으로부터 WFP가 농작물을 구매해 지역 난민 캠프에 배급하는 활동입니다. 즉 지역사회의 역량을 강화하여 보다 취약한 난민들을 돕는 선순환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것이지요.
“국경을 넘어 당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있다니, 또 그런 일을 업으로써 할 수 있다니!”
박진선 담당관은 대학 시절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며 국제 인도주의 기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도주의 활동가의 길을 선택한 그는 인도주의자란 누군가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에 공감하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즉 서로 다르다고 구분 짓지 않고, 다름을 넘어 연결감과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곧 인도주의자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점에서 WFP의 정신은 ‘포용(inclusion)’이라고 지적했습니다. WFP에는 서로 다른 경험과 전문성, 강점을 가진 수많은 활동가들이 모여있으며, 각자가 달리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가치 있게 여겨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콩고민주공화국: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이정근 WFP 영양 사업 담당관은 가장 취약한 집단인 여성과 어린이를 위해 영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정근 담당관은 외교부 유엔자원봉사단(UNV)으로 WFP 카메룬 사무소에서 근무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식량과 영양 문제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WFP가 지원한 특별 영양식과 다양한 영양 관련 활동 덕분에 아이들이 포동포동한 모습으로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을 느낍니다.”
이정근 담당관은 WFP의 사업을 통해 취약 지역 주민들이 긴급한 위기 상황을 벗어나 조금 더 나은 삶을 사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나아가 영양 사업은 단순히 영양실조 치료 및 예방 식품을 지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영양 교육 및 인식 개선 활동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결국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주인의식에 달려있으며, WFP는 그들을 돕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토대로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정근 담당관은 취약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슬픔을 나누고, 또 덜어주기 위해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로서 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자 구호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는 인도주의자를 인간을 향한 사랑을 삶의 목적과 동기로 삼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며, 우리 모두가 인도주의자가 되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에티오피아: 행동 대장 WFP와 함께!
WFP 에티오피아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최수아 물류 정보 관리 담당관은 2017년 WFP 한국사무소에서 인턴으로 처음 WFP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방글라데시를 거쳐 현재는 에티오피아 사무소의 물류 클러스터 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수아 담당관은 WFP가 뛰어난 통솔력과 기동력을 가진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WFP는 식량 전달에 필요한 물류 운송망, 긴급정보통신을 리드하며 어느 현장에서나 전 인도주의 기관의 척추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WFP는 행동력과 문제 해결력이 강한 현장 특화 기관으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해결 방법을 찾고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는 기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WFP가 돕는 수혜자들은 자연재해와 분쟁이 빈번한 그 지역, 그 나라에서 태어났고, 저는 안전하고 부유한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태어났을 뿐, 제가 더 잘한 것도, 그들이 덜 잘한 것도 없습니다.”
먹을 것 걱정 없는 현재의 대한민국 역사 속에 WFP의 지원이 있었듯, WFP는 지금도 수많은 곳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수아 담당관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제 구호 현장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역시 상당한 특권이라는 점을 배웠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능력이 도움이 된다면 따지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가 그 나라와 주민들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일하는 ‘인도주의자’로서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탈리아: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며
문석준 WFP 현장 파트너십 담당관은 분쟁에 대한 관심이 많아 정치학을 전공하며,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설립된 유엔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전 세계 인구가 먹고도 남을 식량을 생산하는 풍요의 시대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배고픔과 빈곤의 악순환을 끊고, 평화를 이루는 데에 기여하기 위해 그는 WFP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로마의 WFP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석준 담당관은 르완다, 차드, 에티오피아 사무소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현실과 이상이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습니다.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 현장은 모든 것이 잘 갖추어져 있는 한국과는 다르며,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체감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융통성 있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며,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토대로 이상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로서 그는 “내 이웃을 돕고자 하는 마음과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지고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3세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WFP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고 성장한 만큼,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세계에 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습니다.
“아주 멋지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분쟁과 재난, 빈곤의 현장에 뛰어들어 수혜자들을 위한 지원과 활동에 충실한 WFP를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WFP에는 전 세계 각지에서 헌신하는 한국인 직원들이 있으며, 그들은 언어와 문화, 환경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라면 기꺼이 달려가고는 합니다. 이는 오직 단 하나의 마음, 배고픔과 고통을 겪는 이웃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입니다.
네 명의 인도주의 활동가들은 모두 WFP를 ‘현장’에 강한 기관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즉 WFP는 언제나 구호 현장을 최우선으로 하며, 구호 현장의 취약 주민들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불이 난 곳에 가장 빨리 달려가는 소방관처럼 WFP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가장 긴급한 필요를 해결하고, 수혜자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일합니다. 나아가 긴급 상황에서 생명을 구한 후에는 장기적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타인의 고통과 슬픔을 덜어주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인도주의자의 마음을 되새기는 건 어떤가요? 나아가 이정근 담당관이 말한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인도주의자의 길을 함께 가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모두의 마음이 한곳으로 모일 때 비로소 배고픔 없는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