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우리의 WFP | #3 나이지리아에서 온 이야기 - 최동욱 WFP 항공 담당관
여러분에게 '비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는 보통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갈 때 공항에 가 비행기를 탈 때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설렘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비행기는 어떤 곳에서는 위기 속 삶과 희망을 이어주는 생명줄이 되고는 합니다. 분쟁과 재난, 자연재해 등으로 고립된 지역에서 비행기는 필요한 물자와 인력을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바다 건너의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유난히 기상 상태와 보안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런 지역에서 하늘길은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니라, 도움이 시급한 이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실어 나르는 생명선입니다. 생명을 구하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 활주로에 울려 퍼지는 엔진음 속에서 누군가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라는 사명감을 되새깁니다.
오늘은 바로 그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매일 긴장과 안도, 그리고 뜨거운 보람이 교차하는 하루를 살아가는 최동욱 WFP 항공 담당관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Q. 동욱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WFP 산하 유엔 인도주의 항공 서비스(UNHAS) 나이지리아에서 항공 담당관(Aviation Officer)으로 근무 중인 최동욱입니다. 나이지리아 북동부의 주요 허브인 마이두구리 국제 공항을 거점으로, 분쟁과 재난의 영향을 받는 11개 헬기 노선과 Dornier 328 고정익 항공편의 지상·항공 운영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Q. 현재 WFP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요?
제 주요 업무는 승객과 화물의 체크인, 보안 절차 관리, 화물 적재와 무게 계산, 연료 관리, 비행 스케줄 조정, 항공기 이착륙 시간 기록 및 데잍터 검증, 그리고 현장 안전 점검 등 비행의 전 과정을 포괄합니다.
특히 이 지역은 기상과 보안 상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스케줄을 재조정하거나 긴급 운항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WFP에 합류하기 전, 저는 한국항공안전기술원(KIAST), 국토교통부 등 민간·공공·학계를 두루 거치며 항공 산업의 다양한 영역을 경험했습니다. 이때의 실무적, 정책적 경험은 저에게 분석적 사고와 체계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었지만, 책상 위의 보고서와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위기 지역에서 항공이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여러 국제 사례를 통해 접하면서, 제 역량을 실제 현장에서 바로 효과가 느껴지는 일에 쓰고 싶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그 결심이 WFP 지원으로 이어졌고, 엄격한 선발 절차와 면접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2018년 8월, 마이두구리 공항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활주로 옆에 서서 대기 중인 UNHAS 헬기였습니다. 희뿌연 모래 바람이 주변을 감싸고, 그 뒤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황량한 지평선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순간, 이곳에서 항공기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확히 다가왔습니다. 이 기체들은 의약품과 식량, 긴급 구조 인력까지 실어 나르며, 고립된 마을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하늘의 생명선'이었습니다.
나이지리아 북동부의 많은 지역은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우기에는 길이 완전히 끊기기도 합니다. 어떤 곳은 무장단체 활동과 치안 문제로 인해 차량 접근이 불가능하죠. 그런 곳을 도로로 가려면 며칠이 걸리기도 하고, 아예 갈 수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헬기나 항공기를 이용하면 단 몇 시간 만에 닿을 수 있습니다. 그때 느낀 '이 역할이 단순한 운송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일'이라는 무게감은, 지금까지도 제가 이 일을 대하는 태도의 중심입니다.
Q. 지금 계신 곳에서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저희 UNHAS의 첫 비행은 오전 8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저는 매일 아침 7시까지 공항에 도착합니다.
저의 하루는 비행 스케줄 확인으로 시작됩니다. 전날 밤이나 새벽 사이에 변경된 사항은 없는지 점검하고, 기상 자료와 보안 상황 보고서를 확인합니다.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와 보안 상황 변동이 심한 만큼, 첫 단계에서 모든 변수들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출발 전 준비 과정에서는 승객 체크인과 화물 분류 및 무게 측정이 이루어집니다. 이후 항공기가 출발하기 전에는 승객과 승무원 모두에게 안전 브리핑을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긴급 탈출 절차나 비상 장비 사용법 등 필수 안전 정보를 전달합니다.
비행이 시작되면 무전을 통해 실시간으로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합니다. 기상 악화나 보안 위협이 발생하면 즉시 기장과 협의해 경로를 변경하거나 착륙지를 조정합니다. 항공기가 목적지에 안전하게 착륙하면, 운항 시간·연료 사용량·수송 데이터 등을 정리하고 분석해 다음 운항의 효율성을 높입니다.
때때로 긴급 의료 환자 후송이나 보안 경보로 인한 노선 폐쇄 같은 돌발 상황도 발생합니다. 이처럼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때는 스케줄을 재조정하며, 모든 비행이 안전하게 마무리되도록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하루에 여러 번 반복하며, 모든 비행이 동일한 수준의 안전과 정확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Q.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있다면?
모든 직장인이 퇴근을 좋아하듯, 하루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또한 모든 항공기가 운항을 종료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또 특히 좋아하는 순간은, 항공기가 이륙하기 직전, 활주로 위에서 항공기 엔진을 켜고 마지막 준비를 마치는 시간입니다.
기체에서 점점 커지는 엔진음, 발끝으로 전해지는 진동, 그리고 뜨겁게 요동치는 활주로의 공기가 제 온몸을 감쌉니다. 이륙 신호 직전의 짧은 정적 속에서 저는 늘 같은 생각을 합니다.
"오늘 이 비행을 통해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과 구호 물품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 짧지만 강렬한 순간은 긴장과 기대, 그리고 사명감이 동시에 밀려오는 시간이어서, 아무리 같은 절차를 반복해도 결코 익숙해지거나 무뎌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안전하게 이륙을 맞이하고, 목적지에 사람과 물자를 무사히 전달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저에게 이 순간은 단순한 출발이 아니라, 위험과 불확실성을 뚫고 하루의 사명을 시작하는 신호입니다.
Q.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깊은 내륙 지역에서 긴급 환자 후송 요청이 들어왔던 날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는 위중했고, 육로로는 며칠이 걸리는 거리였기 때문에 사실상 항공 이송이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팀에서는 출발 여부를 두고 긴 논의가 이어졌지만, 결국 안전 최우선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환자를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도출했습니다.
출발 후에도 짙은 구름과 바람으로 인해 긴장은 이어졌지만, 계획대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환자는 바로 구급차에 옮겨졌고, 무사히 수술까지 마쳤죠. 그 소식과 더불어 가족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받았을 때, 안도와 감사, 그리고 생명을 구하는 일에 일조했다는 깊은 기쁨이 한꺼번에 마음속을 채웠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저는 제가 하는 일이 단순한 운송이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삶과 삶을 이어주는 마지막 끈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Q. WFP에서 근무하며 만난 사람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현지 동료 Mohammed Ali Yusuf입니다. 모하메드는 매일 새벽 가장 먼저 공항에 나와 하루를 시작합니다. 해가 뜨기 전 어스름 속에서 활주로에 균열이나 장애물이 없는지 꼼꼼히 점검합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물론, 폭우나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날에도 그의 출근 시간과 표정은 늘 변함이 없습니다.
활주로 점검과 항공기 주기장, 탑승 및 화물 적재 구역 청소까지 모두 마친 뒤, 그는 출근하는 동료들을 언제나 환한 미소로 반겨줍니다. 이곳의 열악한 환경과 변수 속에서 그의 꾸준함과 긍정적인 태도는 동료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저는 그런 그를 보며 인도주의 활동이 결코 거창한 이벤트나 화려한 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매일 반복되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성실함, 주어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모하메드의 일상적인 헌신은 저희 팀 전체에 '작은 행동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고, 제 업무 태도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Q. 일이 벅차거나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갑작스러운 보안 상황 변화나 악천후로 노선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때 가장 어렵습니다.
남은 비행을 계속할지, 회항할지, 대체 착륙지를 찾을지 등 여러 시나리오를 동시에 검토해야 하는 와중에도 항상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기준으로 모든 결정을 내립니다. 이런 날은 업무가 끝날 때쯤이면 온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아슬아슬하게 운항을 마쳤다는 안도감이 밀려옵니다. 저는 그럴 때 짧게라도 조용한 시간을 마련해 마음을 정리합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창 밖 주기장을 바라보거나 활주로 끝에 앉아 저녁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생각이 조금씩 가라앉습니다.
이렇게 조마조마한 하루를 마치고 퇴근하면, 동료들과 맥주 한 잔을 나누며 하루의 긴장을 풀기도 합니다. 서로의 고생을 격려하며 웃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숙소로 돌아와 누우면 금세 깊은 잠에 빠집니다. 그렇게 푹 자고 나면 개운한 기분으로 눈을 뜨게 되고, 새로운 하루를 준비합니다.

Q. 해외에서 한국인으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 자신이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은 전 세계적으로 꼼꼼함, 근면함,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태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특히 큰 신뢰를 주죠. 항공 스케줄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제가 각 부서와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며 가장 안전한 대안을 제시할 때, 동료들에게 '당신이 결정하면 안심이 된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그게 제 개인의 역량을 넘어 한국인의 신뢰성에 대한 평가라고 느낍니다.
한국에서 배운 절차 중심의 체계적인 업무 방식은 현장에서 실수를 최소화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이러한 태도와 결과가 쌓이면, 동료들은 저를 통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고, 저는 그만큼 더 신중하고 성실하게 행동하게 됩니다.
결국 해외에서 한국인으로 일한다는 것은 매 순간이 한국을 대표하게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판단과 행동에서 '내가 하는 이 결정이 곧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 WFP와 인도주의 활동에 대해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아무래도 WFP 하면 많은 분이 식량 지원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 활동 범위는 그보다 훨씬 넓습니다. WFP는 항공·물류·재난 대응·정보 통신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항공 부문은 위기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입니다. 도로와 항만이 차단된 상황에서 항공기는 필요한 물자를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 UNHAS를 이용하면 단 몇 시간 만에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긴급 환자를 후송할 수 있죠.
또 WFP 항공 부문은 현지와 세계를 연결하는 생명선 역할을 합니다. 구호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고, 국제기구, NGO, 정부 기관이 협력할 수 있도록 사람과 자원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이러한 항공·물류 부문의 역할과 중요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WFP는 식량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위기 대응을 위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적 지원 기관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실이 한국 사회에 더 많이 알려지고, 항공과 물류 분야가 인도적 지원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널리 이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WFP의 '정신(spirit)'을 어떻게 정의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WFP의 정신을 "사람 중심의 실행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WFP가 하는 모든 활동의 출발점은 '사람'입니다. 지원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안전과 생존, 그리고 그 이후의 회복까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필요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즉시 행동으로 옮길 준비가 되어 있는 실행력이 WFP의 진정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나이지리아 북동부의 한 거점에서 연료 공급업체의 재고가 예기치 않게 바닥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여러 구호 거점을 연결하는 중간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었던 만큼 연료가 없으면 모든 이동이 중단될 위기였습니다. 이때 저희는 곧장 기존 보급 스케줄을 전면 수정해 며칠 이상 멈춰야 했을 운항을 단 하루 만에 정상화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WFP의 실행력은 단순히 빠르게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자원과 역량을 사람이 필요로 하는 그 순간에 맞추는 능력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WFP의 정신은 속도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 방향성을 잃지 않는 속도'입니다. 변화의 모든 방향이 사람을 향해 있다는 점에서, 저는 WFP의 가장 큰 가치를 발견합니다.

Q. 지금까지 일해본 결과, WFP는 어떤 기관인가요?
세계 최대의 인도주의 물류·식량 지원 네트워크이자, 위기 상황에서 가장 신속하게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낀 WFP의 가장 큰 특징은 민첩함 속의 구조적인 실행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WFP는 다국적·다기관 협업의 중심점이기도 합니다. 다른 유엔기관뿐 아니라 NGO, 정부, 민간 기업과도 긴밀히 협력해 하나의 '인도주의 공급망'을 유지합니다. 이 네트워크 덕분에 현장에서는 어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져도 신속하게 자원과 인력을 재배치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WFP는 세계 어디에서든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움직이고, 끝까지 책임지는 조직입니다.
이러한 구조와 문화 덕분에, 저는 WFP가 "WFP라면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주는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 일을 통해 바라는 세상의 모습은 어떤가요?
이 일을 하면서, 저는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이 기본적인 생존권과 이동권을 보장받는 세상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비행기는 단순한 여행 수단일 수 있지만, 제가 근무하는 지역에서는 비행기가 없으면 하루도 버티기 힘든 곳이 많습니다. 도로가 끊기고, 식량과 의약품이 바닥나고, 긴급 환자를 육로로 이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하늘길은 곧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저는 이 하늘길이 언제나 열려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기상, 보안, 정치적 이유로 길이 막히지 않고, 그 길을 통해 누구나 제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세상 말입니다. 결국 제가 바라는 세상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로 연결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WFP에서 저는 매일 그 다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지켜내고 싶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인도주의자(humanitarian)란 무엇인가요?
인도주의자란 위기 속에서도 타인의 안전과 존엄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거창한 영웅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작은 선택 속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그 선택은 때로는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도주의자는 그걸 마다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에요. 도움을 받는 사람이 누구든 국적이나 언어, 종교, 문화와 상관없이 똑같은 존엄과 배려를 보여주는 것, 그게 바로 인도주의자의 중요한 모습이라고 봅니다.
사실 인도주의자는 꼭 눈에 띄는 영웅일 필요가 없습니다. 활주로를 점검하는 현지 동료, 창고에서 식량을 분류하는 직원, 무전기를 들고 항공기와 연락을 주고받는 오퍼레이터...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모두 인도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인도주의자는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을 가진 사람이에요. 그 나침반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 있고, 그게 모든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됩니다. 저도 제 나침반이 그 방향을 잃지 않도록, 매일 업무 속에서 타인의 안전과 존엄을 먼저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신속하게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WFP의 든든한 항공팀, UNHAS. 오늘도 21개국에서 약 400개 지역으로 향하며 하늘길을 열고 있는 UNHAS 덕분에 고립되고 소외된 지역으로도 재빠르게 날아가 필요한 도움을 전할 수 있습니다.
하늘길이 단순한 교통을 넘어 생명의 다리임을 나눈 최동욱 WFP 항공 담당관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인도적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든든한 척추인 물류 운송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2025년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세계 각지에서 누군가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WFP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응원하며, [나의 하루, 우리의 WFP 시리즈]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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