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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세계 인도주의의 날 | WFP 한국인 활동가들의 이야기

8월 19일,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위기 속에서도 '사람'을 향한 나침반을 잃지 않는 세 명의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를 만나보세요.
, Yanghae Won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반복되는 일상, 바쁜 하루 속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서로 다른 시간과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중 유독 '사람'을 향한 나침반을 마음에 품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재난과 위기의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인도주의 구호 활동가들입니다.

나의 하루, 우리의 WFP

22년 전, 2003년 8월 19일, 이라크 바그다드의 UN 본부에서 22명의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을 기억하고, 이들의 사명감을 받들며, 세계 각지에서 구호 활동을 위해 헌신하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매년 8월 19일은 '세계 인도주의의 날(World Humanitarian Day)'로 지정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을 지키며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는 이들. 2025년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기념하여 전 세계에서 근무하는 WFP 한국인 활동가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삶을 나눠보려 합니다.

 

케냐: 재난 속에서도 다시 사람으로

방글라데시 홍수 현장에 방문한 장유진 WFP 담당관
장유진 WFP 프로그램 정책 담당관은 카메룬, 팔레스타인, 방글라데시, 요르단을 거쳐 현재 케냐에서 근무하고 있다.

WFP는 긴급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식량 지원을, 위기로부터 회복 중인 취약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인 개발 사업을 시행합니다. 장유진 WFP 프로그램 정책 담당관은 케냐 나이로비에 위치한 WFP 동·남아프리카 지역사무소에서 기후 및 회복력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즉 기후 재난에 취약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주민들이 이에 더 잘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장유진 담당관은 인도적 지원 기관에서 근무하며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자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빈곤과 재난을 마주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팔레스타인에서 근무한 경험을 공유하며, 가자지구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떠올릴 때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한 힘듦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동료들의 순도 높은 열정입니다.

방글라데시 홍수 현장에 방문한 장유진 WFP 담당관
방글라데시 홍수 현장을 방문한 장유진 WFP 담당관.

홍수 피해 현장에서 밤새 대안을 고민해 오는 동료나 농민들의 목소리를 끝까지 대변하는 동료처럼, 상황이나 분위기에 굴하지 않는 진심은 장유진 담당관으로 하여금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을 잊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순간이 쌓일 때마다, 자신도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인도주의자가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곁에서 그들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유진 담당관이 말했습니다. 사람의 생존과 가장 밀접한 요소인 식량을 다루는 만큼, 가장 먼저 재난 현장에 가서 마지막까지 머무는 WFP와 뜻을 함께하며, 장 담당관은 한국의 지원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더 많은 이들이 알고 자부심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방글라데시: 백만 명 난민의 식탁을 잇는 다리

한국 쌀 전달식 현장
김지영 WFP 협력관은 파트너십 팀장으로서 각 공여국 정부 및 외교 기관과의 소통을 담당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에서는 약 100만 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오직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지영 WFP 협력관은 WFP 방글라데시 사무소에서 로힝야 난민들의 식량 지원을 위한 자금 조달과 외교 협력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자금 부족으로 식량 배급이 축소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김지영 협력관은 난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2024년, 대한민국이 방글라데시에 15,000톤의 쌀을 공여한 순간은 김지영 협력관이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자신의 고향인 군산항에서 출발한 쌀이 난민캠프에 도착해 태극기와 함께 전달되던 그 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의 모습을 온몸으로 실감했던 것이지요. KOICA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기후 대응 프로그램 덕분에 작은 사업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게 된 여성 수혜자를 만난 일 또한, 인도적 지원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알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전했습니다.

WFP 방글라데시 사무소 직원들
김지영 협력관은 WFP의 동료들과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 일하고 정을 나누며,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말했다. (오른쪽 아랫줄 김지영 협력관)

"언젠가는 WFP나 다른 유엔기구들이 더 이상 할 일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WFP가 필요 없을 정도로 모두가 배고픔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김지영 협력관은 WFP가 단순한 일터가 아닌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가족 같은 공동체라고 말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WFP와 인도적 지원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 모두가 배고픔 없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그 다리를 단단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하늘길, 그 위의 생명선이 되어

마이두구리 공항에서 헬기 옆을 걷고 있는 최동욱 담당관
최동욱 WFP 항공 담당관은 6년째 나이지리아 마이두구리에서 UNHAS 운항을 관리하고 있다.

육로나 수로를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에도, 가장 소외된 지역까지도 필요한 도움을 전달하는 날개가 있습니다. 바로 유엔 인도주의 항공 서비스(UNHAS, United Nations Humanitarian Air Service)입니다. 2004년 출범한 UNHAS는 WFP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전 세계 유일무이의 비영리적 항공 서비스입니다.

최동욱 WFP 항공 담당관은 무장 분쟁과 열악한 도로가 있는 나이지리아 북동부 마이두구리 공항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11개 항공편의 지상 및 항공 운영을 총괄하는 그는 UNHAS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의약품과 식량, 구호 인력을 실어 나르는 '하늘의 생명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기상과 보안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서, 최동욱 담당관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비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안전 브리핑 중인 최동욱 담당관
최동욱 담당관은 비행 스케줄 수립부터 실제 운항까지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최동욱 담당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악천후 속 긴급 환자 이송을 성공적으로 마친 날을 꼽았습니다. 대체 착륙지와 비상 연료 계획을 세우고, 위험 요소를 하나하나 점검해 무사히 환자를 병원으로 옮겼던 것입니다. 그 순간 느낀 안도감과 환자의 가족이 전한 감사 인사는 이 일이 절망 속에서 삶을 잇는 마지막 끈임을 다시금 깨닫게 했습니다.

"기체에서 점점 커지는 엔진음, 발끝에서 전해지는 진동, 그리고 뜨겁게 요동치는 활주로의 공기가 제 온몸을 감쌉니다. 이륙 신호 직전의 짧은 정적 속에서 저는 늘 같은 생각을 합니다. '오늘도 이 비행을 통해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과 구호물품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매일 새벽 활주로를 점검하는 동료의 묵묵한 성실함 속에서 최동욱 담당관은 인도주의의 본질을 본다고 말했습니다. 인도주의란 거창한 영웅심이 아니라,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태도 속에 깃든다는 것입니다. 어떤 위기 속에서도 하늘길이 끊기지 않아 필요한 이들이 제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세상, 최동욱 담당관이 꿈꾸는 그 세상을 위해 그는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책임을 다합니다.


2025년 세계 인도주의의 날 기념 전시 현장에 놓인 WFP 현장 조끼
2025년 세계 인도주의의 날 특별 전시 <아주 보통의 하루>에 놓인 WFP 현장 조끼. ⓒWFP/Chanmi Joo

서로 다른 나라와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직책을 갖고 근무하지만, 이처럼 WFP의 인도주의 활동가들은 자신이 맡은 책임을 다하며 오늘도 수백만 명을 먹이고 있습니다.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공유하는 단 하나의 마음, 배고픔과 고통을 겪는 이웃을 돕고자 하는 마음. 사람을 향한 그 마음이 비로소 삶의 나침반이 되어 이들을 WFP라는 인도적 지원 기관에 모이도록 만들었습니다. On the Ground and Deliver이라는 장유진 담당관의 말처럼, WFP는 언제나 구호 현장과 가장 가까이에서 취약 주민들을 위해 움직입니다. 생명을 구하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요.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사람을 향한 나침반을 가진 인도주의자의 마음을 되새기며, 나의 삶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소중한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WFP 활동가들의 삶을 나눈 이 시간이 아주 보통의 하루 속, 누군가의 하루와 삶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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